소형 위성 큐브샛(CubeSat) 제작 개요

과거에는 우주로 위성을 쏘아 올린다는 것은 정부기관이나 대형 항공우주 기업만이 할 수 있는 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기술 발전과 발사 비용 하락으로, 대학, 중소기업, 스타트업, 심지어 고등학생들도 우주 임무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소형 위성, 그중에서도 **큐브샛(CubeSat)**이다.

큐브샛은 정형화된 소형 위성 플랫폼으로, 빠른 제작과 저렴한 발사 비용, 표준화된 구성 덕분에
오늘날의 우주 산업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 중 하나다.
단순한 기술 실증을 넘어서, 통신, 지구 관측, 우주환경 측정, 심지어 달 탐사까지 큐브샛을 활용한 임무가 증가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큐브샛의 정의, 구조, 주요 구성 요소, 제작 단계, 활용 분야, 그리고 한국의 기술 동향까지
항공우주공학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소형 위성을 처음 설계하거나, 관련 연구를 시작하고자 하는 전공자들에게 실질적인 입문 가이드가 될 것이다.


1. 큐브샛(CubeSat)이란?

큐브샛은 1999년 미국 스탠퍼드 대학과 캘리포니아 폴리텍이
대학생의 우주 실험을 위한 목적으로 개발한 10cm x 10cm x 10cm 크기의 정육면체 위성 플랫폼이다.

✅ 기본 규격

형태크기 (cm)질량 (kg)명칭
1U10 x 10 x 10≤ 1.33kg기본형
2U10 x 10 x 20≤ 2.66kg확장형
3U10 x 10 x 30≤ 4kg고성능형
6U, 12U변형형 (지구관측 등)최대 12kg 이상고급형 큐브샛

➡ U(Unit)은 ‘1U’ 단위를 기준으로 위성의 크기를 표준화한 단위다.


2. 큐브샛의 장점과 특징

  • 소형·경량화: 저렴한 발사 비용, 다수의 위성을 동시 발사 가능
  • 빠른 개발: 6개월2년 이내 개발 가능 (기존 위성은 510년)
  • 모듈화 구조: 다양한 탑재체(Payload) 삽입 용이
  • 상용부품 사용 가능: COTS(Commercial Off-The-Shelf) 부품 기반 설계
  • 우주 접근성 확대: 민간 기업, 대학, 신생 스타트업의 우주 참여 촉진

➡ 단점은 전력, 탑재 하중, 방사선 내성, 통신 성능의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3. 큐브샛의 주요 구성 요소

큐브샛도 완전한 위성이므로, 생명유지에 해당하는 핵심 서브시스템을 갖춘다.

✅ 1) 전력 시스템 (EPS: Electrical Power System)

  • 태양전지판(Solar Panel): 고정식 또는 전개식
  • 충전용 배터리 (Li-ion 계열)
  • 전력 분배기(PDU): 각 부품에 전기 공급
  • 최대 전력 추적(MPPT) 기술 적용

✅ 2) 명령 및 데이터 처리 장치 (OBC: On-Board Computer)

  • 위성의 두뇌 역할
  • 명령 실행, 탑재체 제어, 센서 데이터 처리
  • MCU 또는 SoC 사용 (ARM 계열, Raspberry Pi, BeagleBone 등 활용 가능)

✅ 3) 통신 시스템 (COM: Communication)

  • 지상국과 데이터 송수신
  • VHF/UHF 대역 주로 사용, 고급형은 X-band, S-band 적용
  • 안테나는 내장형 또는 자동 전개식

✅ 4) 자세 제어 시스템 (ADCS: Attitude Determination and Control System)

  • 자이로, 가속도계, 자력계, 태양센서, 별 추적기
  • 구동기: 반작용 휠, 마그네토 토커, 미니 추진기
  • 오차 범위: 수십 arcsec ~ 수도권급 정확도 달성 가능

✅ 5) 열 제어 시스템 (TCS: Thermal Control System)

  • 주로 수동 방식 사용 (단열재, 알루미늄 필름, 페인트 등)
  • 필요시 온도 센서와 소형 히터 장착

✅ 6) 구조체 (Structure)

  • CubeSat Design Specification(CDS)에 부합
  • 알루미늄 합금 기반 CNC 가공
  • P-POD(PicoSatellite Orbital Deployer) 표준에 맞춰 설계

4. 큐브샛 제작 프로세스

큐브샛은 일반 위성과 마찬가지로 임무 기획부터 조립, 시험, 발사 후 운영까지 일련의 체계를 따른다.

✅ 1단계: 임무 정의 및 시스템 설계

  • 목표: 지구 관측, 우주환경 측정, 통신 실험 등
  • 탑재체 선정 및 임무 분석
  • 시스템 요구사항 정리 (전력량, 통신 속도, 자세 정확도 등)

✅ 2단계: 구성 요소 선택 및 하드웨어 설계

  • 상용 모듈 기반 하드웨어 선택
  • 각 시스템 간 I2C, SPI, UART 등의 인터페이스 정의
  • 방사선 내성(Rad-Tolerant) 여부 고려

✅ 3단계: 통합 및 소프트웨어 개발

  • 펌웨어 및 지상통제 소프트웨어 개발
  • 비상 상황 대응 로직 탑재
  • Watchdog, Reboot Loop, Safe Mode 등 내장

✅ 4단계: 환경 시험

  • 진동 시험 (발사 환경 시뮬레이션)
  • 열 진공 시험 (우주 조건 하에서의 작동 확인)
  • 전자파 적합성 시험(EMC/EMI)

✅ 5단계: 발사 통합 및 궤도 투입

  • 큐브샛은 다수 탑재체 중 하나로 공동 발사
  • 발사체 예: SpaceX Falcon 9, Vega, PSLV, Electron 등
  • 큐브샛용 전개 장치(P-POD, ISIPOD 등)에 탑재 후 자동 분리

✅ 6단계: 궤도 운용 및 데이터 수신

  • 지상국 운영을 통해 통신
  • 궤도 위치 추적 및 궤도 유지
  • 임무 기간은 3개월~2년 내외

5. 큐브샛 활용 분야

✅ 과학 및 교육

  • 우주방사선 측정
  • 지구 자기장, 플라즈마 관측
  • 대학생 프로젝트 (예: KAIST, 서울대, 한양대, 전남대 큐브샛)

✅ 통신

  • IoT 통신 중계 위성
  • 재난지역 응급 통신 제공
  • LEO 기반 저지연 통신 실험

✅ 지구 관측

  • 저해상도 카메라 탑재
  • 농업, 산불, 홍수 등 환경 모니터링
  • Hyperspectral Imaging 테스트 플랫폼

✅ 기술 실증

  • 소형 추진기, 전개형 태양전지, AI 영상처리 등
  • 자율항법 알고리즘, 군집 위성 통신 실험 등

6. 한국의 큐브샛 개발 현황

✅ 주요 기관 및 사례

  • KAIST: RASAT, KITSAT 시리즈
  • 서울대/한양대/전남대: 1U~3U 급 큐브샛 발사 성공
  • 쎄트렉아이, 나라스페이스, 인스페이스: 민간 큐브샛 개발 및 군집 위성 사업 진행 중
  • 국방부: 정찰·전자전용 소형 위성 개발 계획

✅ 정책 및 지원

  • 과기부, 항우연 주관 ‘초소형위성 개발 로드맵’ 수립
  • 대학생 위성 프로그램(UNISEC Korea) 운영
  • 누리호 활용을 통한 소형 위성 탑재 발사 계획 수립 중

7. 큐브샛 개발 시 고려할 기술적 이슈

  • 전력 자원 한계: 소형 배터리 + 태양광 → 엄격한 전력 예산 필요
  • 열 방출: 외부 열 흡수 및 내부 열 발생 관리 병행
  • 통신 장애: 고도 500km 이상에서 실시간 통신 어렵고, 지상국 확보 필요
  • 방사선 내성: 상용 부품(COTS)의 SEU(Single Event Upset) 대비 필요
  • 궤도 수명: 대기저항으로 1~2년 내 추락 가능 → 궤도 설계 정밀도 요구

결론: 큐브샛은 항공우주공학자의 새로운 실험실

큐브샛은 단순히 작은 위성이 아니다.
항공우주공학의 전 영역이 압축된 실험 플랫폼이며,
우주 시스템 통합 역량, 신기술 실증 능력, 운영과 분석 역량을 실제로 체득할 수 있는 이상적인 장비다.

이제 위성을 만드는 일은 특정 엘리트 집단의 전유물이 아니다.
전공자라면 누구나 작은 팀을 꾸려서도 설계하고, 분석하고, 궤도에 올릴 수 있는 시대다.
큐브샛은 바로 그 ‘가능성의 입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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